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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시승기

G70으로 현대차 이미지 깰까?

기아차의 스팅어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명실상부한 국내 최초의 모델로 관심이 높았다. 뉘르부르크링, 모하비 주행시험장, 알프스 산맥구간, 혹한의 아르예플로그 등 국내외에서의 다양한 담금질로 불순물을 제거해 완성도를 높였고, 그 결과 단단한 하체와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국산차에서 느껴보지 못한 탄탄한 차체 감성과 강력한 출력을 선사했다.


지난 9월, 스팅어에 못지않은 담금질을 통해 또 다른 존재가 등장했다. 같은 프레임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G7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팅어보다 3개월이라는 시차를 두고 뒤늦게 등장한 G70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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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은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엔트리 모델로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라인업은 가솔린 2.0 터보와 3.3 터보, 그리고 디젤 2.2 모델로 나뉘며, 시승차는 가솔린 3.3T AWD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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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은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형 크레스트 그릴이 특징이다. 그릴의 상단 선과 평행으로 이어지는 LED 헤드램프는 Y자 형상을 한, 두 줄의 얇은 주간주행등을 포함하며 강인한 인상을 대신한다. 특히 그릴과 에어인테이크를 감싸는 테두리와 헤드램프에는 청동색 유광 크롬을 적용을 품격을 높였다. 보닛 위로는 4개의 줄을 정갈하게 그어 입체적인 느낌을 효과적으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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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은 크롬 소재의 부메랑 모양을 가진 펜더 가니쉬와 뒤쪽으로 갈수록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는 파라볼릭 라인, 그리고 하키스틱의 형상을 가진 크롬 창문 테두리는 세련된 실루엣을 연출한다. 또한, 짧은 오버행 위로 자리한 긴 보닛과 C필러부터 트렁크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라인은 역동적인 느낌을 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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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측면의 어깨 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 듬직한 곡선으로 테일 램프를 감싼다. 두 테일 램프 사이는 덕 테일(Duck Tail) 스타일의 트렁크 덮개가 인상적으로 위치한다. 앞모습과 옆모습을 든든하게 받쳐주며 안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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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스팅어보다 좀 더 안정적이고 품위가 높아 보인다. 스팅어는 공격성이 넘치는 역동적인 디자인이라면 G70은 세련미로 포장된 도회적인 냄새가 강한 디자인을 취했다. 제원상 길이 X 너비 X 높이(mm)는 4,685 X 1,850 X 1,400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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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의 안쪽은 운전자를 감싼 콕픽 디자인과 퀼팅 패턴을 적용한 시트, 그리고 알루미늄 소재를 주요 부위에 덧댄 요소들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바탕으로 빈틈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 품질이 만족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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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는 조수석 송풍구를 감싸며 횡으로 가로지르는 알루미늄 막대가 중심을 잡는다. 디스플레이가 별도로 분리되고 오디오 및 냉난방 조작부가 연속적으로 같은 영역에 위치한 센터페시아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운전자 쪽으로 방향을 살짝 튼 콕픽 구조여서 한눈에 기능을 인지하기 쉽다. 또한, 각종 버튼의 크기와 그 위로 새겨진 텍스트의 크기도 적당해 인식과 사용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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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스포크 가죽 스티어링 휠은 감촉이나 구조가 역동적인 주행과 일상적인 주행 모두에 편리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어지간한 기능한 모두 스티어링 휠에서 조작이 가능하다. 볼륨과 크루즈컨트롤, 기능의 선택과 조정은 좌/우 스포크에 위치한 다이얼 형태로 돌기된 레버를 통해 가능하다. 패들시프트도 적용되어 있어 역동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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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 레버와 두 개의 컵 홀더, 그리고 주행 모드 조작 다이얼 등은 같은 위치에 자리한다. 알루미늄으로 덧대고 둘러 고급스럽다. 변속 레버는 기능적으로도 스팅어에 비교해 높은 센터 콘솔에 위치해, 사용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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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팅 패턴이 새겨진 나파 가죽 소재의 시트는 앉았을 때의 촉감이 매우 우수하다. 너무 푹신하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다. 적당한 세기의 푹신함으로 운전자의 몸을 편안하게 감싼다. 시트 조정도 전동으로 가능하다. 시승차인 3.3 T 스포츠 슈프림 트림의 경우에는 앞좌석에는 열선 및 통풍, 뒷좌석에는 열선 기능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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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EQ900에 세계 최초로 탑재된 ‘스마트 자세제어시스템’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스마트 자세제어시스템은 운전자가 키, 앉은키, 몸무게 등 신체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를 최적으로 조정해서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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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경우, 앞좌석은 성인 기준으로 모두 편안한 반면, 뒷좌석은 무릎 공간이 부족하다. 날렵한 디자인을 취한 스팅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머리 공간은 충분해 편안한 탑승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330리터가 제공되면 6:4 분할 시트를 모두 접으면 좀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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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 3.3T의 파워트레인은 V6 3.3 T-GDI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2WD 기준으로 0-100km 도달시간이 4.7초에 불과해 짜릿한 가속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고급스럽고 안정감 높은 고속주행 성능을 위해 후륜 고급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G70은 270km/h라는 경이적인 최대 속도를 구현한다. 이러한 강력한 주행 성능은 ‘G70 스포츠’라는 별칭을 갖게 했다. 더불어 차체 측면에 핫스탬핑 적용, 152m에 달하는 구조용 접착제 사용, 환형구조 차체 설계, 서브프레임 결합부분 강화, 엔진룸 스트럿바 탑재 등을 적용해 고강성 차체 구조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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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홈페이지 사진]


안전과 주행 편의성을 위한 최첨단 장치들도 적용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측방 충돌 경고 등 첨단 주행지원기술(ADAS)이 포함된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을 통해 안전성과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

 

G70의 시승을 통해 얻은 결과는 ‘짜릿함과 편안한 주행이 가능한 스포츠세단’이라고 요약하고 싶다. 또한, 스팅어를 통해 느꼈던 단점들을 대부분 수정해서 반영해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낮은 변속 레버는 높이를 높인 센터콘솔 위로 자리해 조작이 더욱 편리해졌고, 뒷좌석의 머리 공간은 충분히 확보되어 편안한 탑승이 가능해졌다. 물론 상대적으로 휠베이스가 스팅어보다는 짧아 무릎 공간은 다소 부족했다. 하체는 스팅어보다는 조금은 부드럽지만 적당한 단단함으로 모든 속도에서도 편안한 탑승이 가능했다. 가속에서는 초기 가속과 최고 속도에 도달하기까지의 반응도 스팅어보다는 더욱 충실하게 반응해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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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외부 주시에 따른 개방도 훨씬 폭넓고 시원하다. 스팅어는 날렵하고 강력한 이미지를 위해 옆 창과 뒤창의 수직 높이를 대폭 줄여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통해 외부를 주시할 경우 답답한 편이다.


스팅어나 G70이 가진 패들시프트의 조작 감각은 지그시 누르는 성향에 가까워, 모두 어색한 편이다. 두 모델 모두, 툭툭 치면 자연스럽게 변속되는 조작감이 아쉽다.


본격적인 G70의 주행 성능을 이야기하면 단연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1,300rpm부터 발휘하는 52kg.m의 최고출력은 폭발적인 초기 가속 성능을 발휘하게 한다. G70에 이어 M2 시승에서 느꼈던 쭉 치고 나가는 초기 가속에 못지않은 짜릿한 가속 능력을 발휘한다. 기대하지 못했던 반응에 흠칫 놀라게 된다. 최고 속도에 다다르기까지의 반응도 뚝심 있게 뒷심을 뽐낸다. 여태껏 국산차에서 보기 힘든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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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에 따라 달리는 감성에도 차별을 두어 색다른 주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포츠모드에서는 사운드와 스티어링 휠의 조작이 훨씬 강력하고 단단해진다. 그러나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시스템을 통해 유입되는 사운드를 필요 이하로 세팅한 것은 G70에 있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어차피 스포츠세단을 지향하고 내놓았다면 충분한 사운드를 유입시켜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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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는 코너 구간에서는 기본적으로 엔진 용량에 비교해 작은 차체가 하나로 묶여 날다람쥐같은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충분히 재미있는 코너 정복을 시도할 수 있다. 물론 R-MDPS가 반영된 스티어링 휠의 조작과 다이내믹 토크 백터링 시스템이 이런 안정감 넘치게 한다. 더불어 전자식 4륜 구동시스템(HTRAC)까지 더해지면 안락한 주행으로 코너를 부드럽게 빠져나갈 수 있고, 공격적인 시도로 가슴 뛰는 긴장감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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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의 또 하나의 매력은 오디오 시스템이다. 정숙성과 안락함을 토대로 선명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고품격 음향 전달을 위해 언더시트 서브 우퍼를 기본으로 15개의 스피커가 제공되는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탑승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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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G70은 출신이 다른 가문이지만 한 배를 타고 있는 기아차의 스팅어에게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실질적으로 판매량에서도 나타났다. 6월에 출시된 스팅어는 6월과 7월에만 1,000대를 넘게 팔고, 이후로는 700대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에서 팔리고 있다. 반면, 지난 9월에 출시된 G70는 출시월에 386대가 팔려 신차 효과가 무색할 정도의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10월에는 958대, 11월에는 10월보다 무려 66.1%가 증가한 1,591대가 팔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G70의 매력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높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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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국내에도 국산 스포츠세단 모델이 연이어 등장했다. 다양한 성격의 차들이 등장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소비자들은 그만큼 다양한 차종을 경험할 수 있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에 밀려 외면당했던 분야의 시장을 개척하는 G70과 스팅어가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 잡길 기원해본다.

G70의 판매가격은 3,750만원부터 5,180만원까지다.


글/사진.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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