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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시승기

드라이빙, 그 해답을 찾다 - 쉐보레 말리부 시승기

쉐보레 말리부는 53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 대표 중형 세단이다. 초대 모델이 출시 된 이후 어느덧 9세대까지 접어든 말리부는 한국 시장에서도 2011년 첫 등장하여 독과점이 이어지고 있던 중형차 시장에 뛰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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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리부는 2016년 초, 한국 시장에서의 두 번째 말리부로 탈바꿈하며 르노삼성 SM6를 기점으로 발발한 중형차 시장의 대격변을 함께 일궜다. 치열한 중형차 시장을 이끄는 말리부를 시승하며 대한민국 중형차 시장의 현재를 알아보았다. 시승차는 `2.0 터보 LTZ 프리미엄` 모델로, 고급 편의사양 및 안전 장비를 모두 챙긴 풀 옵션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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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디자인은 현재 완전히 새로운 틀로 변모했다. 종전에는 투박한 느낌이 다분했던 외양과는 사뭇 달라, 보다날렵하고 화려하게 다듬어져 많은 이들로 하여금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말리부는 이러한 변화 특성을 가장 잘 포용하고 있다. 가령 크게 모양새를 바꾼 듀얼 포트 그릴은 와이드하게 구성되어 길쭉한 헤드램프와 함께 차체 폭을 넓게 보이는 효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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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경우 전장이 60mm, 전고가 5mm 길어지고 높아졌다. 여기에 바퀴와 바퀴 사이의 거리가 100mm 가량 길어지며 전반적으로 중형차답지 않은 거대한 느낌이 있다. 참고로 말리부는 국산 중형차 중 유일하게 전장이 4.9미터를 넘는다.


특히 노즈 자체도 상당히 낮게 설계되어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와의 높이 차이가 꽤 크다. 따라서 전통적인

스포츠 세단의 `로 노즈 하이 데크(Low Nose High Deck)` 디자인을 통해 다이내믹한 비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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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곳곳에도 심심할 틈이 없이 갖가지 캐릭터라인들이 새겨져 있다. 남성미를 그득히 채웠지만 어딘가 심심했던
선대 모델보다 확실히 눈이 즐겁다. 육각형 모양의 듀얼 머플러와 19인치 대형 휠은 역시 평범한 전륜 구동 세단인 말리부를 특별히 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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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를 열고 들어간 실내에서도 외관에서 느꼈던 감정이 오롯이 전달된다. 역시 선대 모델과는 판이한 구성을 통해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크래시패드와 센터페시아를 감싸는 브라운 컬러의 가죽과 알루미늄 트림로 자아내는 실내 분위기는 화사하기 그지없다. 날렵한 외양의 스티어링 휠도 스포티한 감성을 살포시 얹어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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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구성 요소들은 위 쪽으로 몰아넣어 상당히 컴팩트하게 설계했다. 이 덕분에 자투리 공간이 만들어지며 기어박스 앞 쪽에 동전이나 스마트폰 등 소지품들을 놔둘 수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센터 콘솔박스 역시 상당히 광활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수납 가능 물품의 폭이 꽤나 큰데다, 콘솔 덮개가 높게 설계되어있어 운전
시 팔 받침으로 사용해도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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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 버튼은 상당히 큼직하게 구성되어 조작하는 데에 매우 편리한 면모를 보인다. 8인치 모니터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고, 내비게이션과 제스처 UI 기능도 포함한다. 여기에 열선시트는 물론 3단으로 작동하는 통풍시트 등은 선대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편의장비 측면에서 굉장한 진보를 이뤄낸 것이다.

한편 스티어링 휠 뒷편에 마련된 오디오 조작 버튼들도 상당히 편했다. 본래 오디오 조작 버튼은 스티어링 휠 스포크 전면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직관적인 버튼 위치로 주행하는 데에 있어 멀티미디어 조작에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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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차체와 함께 휠베이스도 무려 93mm 늘어나 2열 무릎 공간이 상당히 여유롭다. 준대형 모델에 육박하는
차체 덕에 공간감은 상당히 풍부하다. 다만 트렁크 적재 공간은 447리터로 선대 모델보다 줄어든 수치다. 아무래도 실내 공간 확장에 보다 무게 추를 둔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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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을 잡은 모델은 앞서 설명했듯 2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선대 모델의 경우 2리터 및 2.4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했었으나 사실 성능 측면에서 경쟁사의 동급 유닛들보다 다소 뒤떨어지는 면모를
보여 시장에서 외면당했었다.

그러나 신형 말리부는 엔트리 모델의 1.5리터 터보 엔진마저 기존의 2.4리터 가솔린 엔진을 완벽히 대체할 정도로퍼포먼스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을 이뤘다. 여기에 다운사이징을 통한 30%의 연비 향상과 세금 감소 등, 여러 측면에서 진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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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과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1.5 터보 엔진과는 달리, 2리터 터보 엔진은 보다 파워풀한 가속력을 통해 일상에서도 강력한 퍼포먼스를 체감하도록 한다. 따라서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통해 대중차 브랜드의 중형 세단으로선 차고 넘치는 파워를 보인다.


실제로 시내 주행에서는 발 끝에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2000rpm부터 터지는 최대토크 덕에 시내를 돌아다니기엔 과분한 힘을 지녔다. 그럼에도 연료 효율 자체는 선대 모델의 2.4리터 엔진보다 리터당 1km 향상10.8km/l를 자랑한다. (복합연비 기준)


따라서 보다 높은 속도로 치닫고자 할 때는 되려 엔진이 신난 모습을 보인다. 특히 253마력은 동급 모델 중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데, 실제로 보다 가벼워진 차체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나름대로 짜릿한 가속감을 전한다. 가속 성능에 대해선 이견이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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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리터 터보 엔진과 함께 동력 전달을 돕는 6단 자동 변속기는 `GEN 3` 모델로, 이전 제품보다 확실히 진보한 면모를 보인다. 변속 속도는 평범한 편이지만, 번속 충격을 희미하게 지워 승차감 측면에서 확실한 이점을 보였다. 기어 노브 상단부에 마련된 토글시프트 버튼은 선대 모델에서 이어온 부분인데, 조작에 있어 불편한 구조여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쉐보레가 종전에 지녔던 이미지는 탄탄한 주행성능이었다. 그러나 경쟁자들 역시 차량 완성도를 비약적으로 높여가며 그 격차를 줄이고 있는 와중이다. 따라서 시승을 하며 말리부의 주행 질감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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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출력을 거침없이 내뿜어주던 2리터 터보 엔진의 성능은 이미 캐딜락 브랜드를 통해 입증된 것이라 크게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되었다. 또한 `E2XX` 라 명명된 신형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9세대 말리부는 확실히 몸놀림에서도 이전보다 발전했음을 느끼게 했다. 가령 전장은 60mm, 전고는 5mm 늘어났음에도 무게는 엔트리 모델 기준
130kg이 감량되었다. 이는 경량화를 최대 중점으로 삼은 신형 E2XX 플랫폼의 설계가 빛을 발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결 가벼워진 차체 덕에 몸놀림에 군더더기가 없어졌다. 여기에 승차감을 중요시한 설정으로 하체는 제법부드러워졌다. 노면에 자리한 요철들로 하여금 올라오는 진동들을 잘 걸러주며 적당히 푹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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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지는 승차감이 부드러워졌기에, 코너를 비롯한 좌우 움직임에 대한 대응력이 이전보다 떨어졌을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롤이 생긴다고 생각할 찰나에 차체를 다잡는 모습은 다소 놀랍기도 했다. 연속된 좌우 움직임도 절제된 몸놀림으로 제법 스포티한 면모를 보였다.


스티어링은 생각보다 가벼운 편이라, 파워트레인 퍼포먼스와는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속도를 올리며 정확한 비례로 무게감을 더하는 모습을 보고 운전대 조작에 신뢰를 더하게 했다. 참고로 스티어링 컬럼 조작은수동식으로 틸팅과 텔레스코픽 모두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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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말리부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적용되어 외부 소음 유입을 차단했다. 이는 진동을 세련되게 거르는 하체 설계와 더불어 N.V.H 대책에 대해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고속 주행에서도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아스라이 들려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신차효과를 보고 있는 쏘나타에 이어 말리부는 SM6, K5와 함께 2위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말리부는 데뷔 이후 가솔린 중형 세단 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차지해왔다. 이는 택시를 비롯한 상업용 차량들을 배제한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말리부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왔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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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형차 시장이 이토록 치열한 경쟁을 펼친 순간은 손에 꼽을 수준이다. 더욱이, 왕좌를 지키는 쏘나타를비롯해 선대 모델보다 월등한 상품성을 들고나온 경쟁자들 덕에 소비자들은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선택지를 고른다.


말리부는 쉐보레 브랜드의 주력 모델로서, 급격히 향상된 시장 수준을 뒷받침하는 모델이다. 경량화 플랫폼과 함께 한층 세련되게 변한 하체는 놀라움을 선사했고, 다운사이징과 과급기 장착으로 성능과 연비 향상을 이뤘다. 말리부는 5년 만의 세대 변경을 매우 의미 있게 장식한 셈이다.

 

글. 윤현수 기자 /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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