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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시승기

나무랄데 없는 소형SUV, 쉐보레 트랙스

쉐보레의 트랙스를 만났다. 지난 해 하반기에 대대적인 부분변경을 마친 트랙스는 쉐보레의 새로운 시그니처 디자인 키워드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일신하고 신규 편의사양 및 안전사양을 추가했다. 시승한 트랙스는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LTZ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580만원.


 

쉐보레 트랙스는 `어번 시크 디자인(Urban Chic Design)` 컨셉트를 통해 갖게 된 새로운 얼굴을 갖게 되었다. 이 덕분에 밋밋한 느낌이 있었던 데뷔 시절보다 훨씬 과감하고 고급스러운 첫 인상으로 다가온다. 차분한 이미지의 건 그레이 색상은 당당한 새 얼굴과 잘 어울린다.


 

새 얼굴은 기존 차체 디자인과의 조화롭게 일체감을 이루며 날렵한 인상을 자아내며 최신 디자인 트렌드에 발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헤드램프와 듀얼 포트가 적용 된 전면부의 디테일은 트랙스의 인상을 더욱 늠름해 보이게 하는 데 일조한다. 기존에도 존재했던 앞 휀더의 우람한 선은 새로운 헤드램프의 주간주행등과 하나가 되었다.


`더 작은 SUV`를 표방하며 등장했던 B세그먼트급의 트랙스는 앞뒤 휀더 부분의 크기를 적당히 부풀려 놓은 덕분에 작은 체구에 맞지 않게 우람한 멋이 있다. 단순하게 작기만 한 SUV는 아니다. 적당한 근육질의 디자인과 부드러운 곡선이 석인 트랙스는 시크하고 과감한 멋이 살아 있다.


트랙스는 부분변경을 가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도 크게 바뀌었다. 쉐보레 인테리어 디자인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듀얼콕핏 컨셉트는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시보드와 플로어콘솔의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꿔, 훨씬 세련된 감각을 보여준다. 소재 면에서도 부분적으로 가죽처리를 하여 고급스럽게 보이는데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다. 지나치게 단순하기만 하고 질감도 좋지 않았던 기존의 인테리어에 비해 큰 개선을 이루었다.


대시보드의 디자인 변경과 함께 계기판도 새로워졌다. 새 계기판은 기존 모터사이클 스타일 계기판에 비해 시인성과 시각적 만족감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한 개선점이다. 새로워진 마이링크를 비롯한 센터페시아와 플로어콘솔부의 디자인은 기존에 비해 사용 편의성이 높아졌다. 버튼들만 꼭 필요한 것들만 알기 쉽게 나열되어 있어, 운전하는데 신경을 분산시키지 않는다. 오디오는 BOSE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하며, 애플 카 플레이가 사용 가능하다.


앞좌석은 위치가 높다. 착석감은 좋은 편이다. 높은 좌석 위치 때문에 머리 공간이 부족할 듯 싶지만 기본적인 공간이 넉넉한 편이어서 충분한 여유가 있다. 높은 좌석 위치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운전 중의 시야가 넓은 점은 확실히 장점이다. 뒷좌석은 성인에게도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등받이의 각도가 약간 서 있는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공간에 여유가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다.


SUV의 장점 중 하나는 활용 가치가 큰 트렁크에 있다. 더 작은 SUV를 표방하는 트랙스지만 트렁크는 절대 작지 않다. 게다가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이용하면 최대 1,370리터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뒷좌석은 단순히 등받이만 앞으로 젖힐 수도 있지만 착좌부를 먼저 전방으로 접어내고 등받이를 접게 되면 트렁크 바닥과 평행한 공간이 나타난다.


시승한 쉐보레 트랙스는 1.6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3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2.8kg.m/2,250rpm이다. 쉐보레 디젤엔진 중 최초로 선택적 환원촉매(SCR) 기술을 도입하여 유로6 규제를 만족한 엔진이다. 공인연비는 도심 13.5km/l, 고속도로 16.4km/l, 복합 14.7km/l이다. 한국지엠은 이 엔진을 두고 `속삭인다`는 의미의 `위스퍼 디젤(Whisper Diese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디젤엔진의 대표적인 단점이 정숙성인데 `속삭인다`는 표현까지 썼다는 것은 그만큼 정숙성을 보완했다는 데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리라.


실제로 트랙스 디젤을 운행하다 보면 어째서 이들이 그토록 자신감 넘치는 표현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소형의 차체에 디젤엔진을 싣게 되면 차급의 한계로 인해 일반적인 승용차 수준의 정숙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트랙스 디젤은 다르다. 동형의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체감 상으로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트랙스 디젤의 승차감은 일상을 위한 데일리카로서 합격이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든든한 맛이 있어, 요철을 넘을 때 거슬릴 정도로 충격이 들어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때로 소형이 아닌, 한 차급 이상의 차를 타고 있다는 착각을 줄 정도다. 승용 세단이 딱히 부럽지 않은 정도의 승차감은 트랙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다.


이 외에 트랙스에 탑재된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ACTIVE SAFETY SYSTEM)은 온갖 변수로 넘쳐나는 도심 주행에서 훌륭한 도우미로 활약한다.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은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후측방 경고시스템은 시각이 제한된 후진 상황에서 교행 차량을 감지하여, 후진해야 할 일이 많은 주차장 등지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 소형 SUV에 이 정도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트랙스의 1.6리터 디젤 엔진은 시원스런 가속감을 보여준다. 비교적 소형의 터빈을 사용한 덕에 터보 랙도 적고 스로틀 반응도 디젤 엔진으로서는 재빠른 편이다. 디젤 터보 엔진 특유의 든든한 저회전 토크감도 잘 살아 있다. 이 덕에 오르막길에서도 엔진에 부담이 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상적인 속도 영역이라 할 수 있는 100~110km/h까지는 실로 가뿐한 느낌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 덕에 고속도로 등에 합류할 때에도 부담이 없다. 이러한 동력 성능에는 세대를 거듭하며 꾸준한 개량을 거친 GM의 Gen III 변속기의 완성도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변속 성능을 보여준다.


트랙스는 소형이면서 지상고가 높은 크로스오버 차종으로서는 무난한 수준의 기동성을 보여준다. 급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에서는 좌우 롤이 크게 일어나지만 심각한 불안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파워 스티어링은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을 사용하고 있다. 전동식으로서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감각이어서 급조작 등에서 별다른 이질감을 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다소 무거운 디젤 엔진을 차체 전방에 싣고 있기 때문인지, 확실히 앞쪽이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선형이 완만해질수록 트랙스의 네 바퀴가 한층 고르게 노면을 붙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쭉 뻗은 직선 구간에 들어 서면, 작은 차체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우수한 직진 안정성을 보여준다.


충분한 성능의 파워트레인과 무난한 기동력을 갖춘 트랙스 디젤. 하지만 달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제 때에 서는 것이다. 트랙스의 제동 성능은 자신의 몸과 동력성능을 다스리는 데 일말의 부족함이 없다. 브레이크는 밟는 양에 비례하여 반응하는 타입이다. 이러한 특성은 고속 주행중의 급제동시, 한층 안정적으로 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달리고` `돌고` `서는` 것으로 요약되는 자동차의 기본기에서 트랙스는 소형 크로스오버로서는 비교적 우수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트랙스 디젤은 연비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소형 디젤 SUV의 기준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트립컴퓨터를 기준으로, 정체가 심한 도심 구간에서는 10.0km/l대의 연비를 보여주지만 교통 상황이 호전될수록 공인연비에 근접한 결과를 기록했다. 고속도로를 정속으로 주행한 경우에는 공인 연비인 16.4km/l를 넘어, 20.0km/l에 육박하는 평균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체 중인 도심에서의 연비가 낮다는 점이다. 이는 스파크 에코 모델이나 말리부 1.5리터 모델에 사용하고 있는 ISG(Idle Stop & Go)를 도입한다면 개선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는 넓은 실내 공간과 유행에 떨어지지 않는 최신 외관 디자인을 통해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그리고 기존에도 가지고 있었던 높은 연비와 안락한 승차감, 우수한 공간활용성 등의 장점은 그대로 살렸다. 아울러, 트렌드에도 뒤처지지 않는 최신 기술과 장비로 힘을 키웠다.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완성된 트랙스 디젤은 당신의 일상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글 / 사진. 이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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